-이념을 넘어선 음악, 러시아 혁명 이후 고국을 떠난 스트라빈스키와 라흐마니노프
-시애틀 심포니에 수차례 그래미상 안긴 지휘자 뤼도비크 모를로
-‘늦깎이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코르산티아, 영겁의 시간을 음악으로 전할 무대
-미술작가 마이큐, 페트루슈카의 변무쌍한 리듬 ‘상상의 발레리나’로 담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대표이사 최정숙)는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를 8월 31일(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올린다. ‘러시아 혁명’ 이후 고국을 떠난 라흐마니노프와 스트라빈스키, 이들이 러시아를 등지기 전 탈고한 작품을 살펴보며 시대의 이념에 부응하지 않은 이들의 음악관을 들여다본다.
공연의 포문은 스트라빈스키의 초기 작품 ‘불꽃놀이’로 연다. 스타 작곡가로의 서막을 열게 해준 작품이자 발레 뤼스의 창시자였던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와 인연을 맺어준 작품이다. 잘 알려진 ‘불새’, ‘봄의 제전’과 달리 26살 청년 스트라빈스키의 대담한 화성 진행과 화려한 리듬의 전조가 두드러진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인다. ‘로맨스’와 ‘발라드’로 대표되는 작품이자 1975년 히트곡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에 차용될 만큼 강력한 대중성을 지닌 작품이다. 협연 무대에 오르는 알렉산더 코르산티아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30세에 루빈스타인 콩쿠르(1995년)를 우승하며 ‘늦깎이 피아니스트’로 등장했다. 조지아 출신으로 40세에 비로소 이 곡을 협연한 그는 러시안적인 해석법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그는 “라흐마니노프는 쇼팽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 곡의 핵심은 쇼팽만큼이나 세련됐다”며 그만의 라흐마니노프를 들려줄 예정이다.
대미는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가 장식한다. 발레를 원작으로 해 무용을 염두에 둔 화려한 악기군이 이목을 끈다. 음악 그 자체로 훌륭해 오늘날에는 발레 없는 오케스트라 모음곡으로 자주 오른다. 특히 이번 무대에 오르는 뤼도비크 모를로는 ‘음향의 마술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감정과 서사를 극대화하는 러시안 레퍼토리의 기존 해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악보를 해체해 새로운 음향으로 세공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발레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금관과 현악기가 주고받는 긴밀한 앙상블 기교뿐만 아닌, 다채로운 음향의 향연이 그의 지휘봉에서 새롭게 조율된다.
또한 국립심포니는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감상 지평을 열고자 미술작가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포스터 작업에는 마이큐(My Q)가 참여했다. 200곡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화가이다. 발레 원작인 ‘페트루슈카’ 속 다채로운 리듬과 선율을 캔버스 색과 선으로 담아내 ‘상상 속 발레리나’를 통한 작품의 ‘자유로움’을 이야기한다.
엠큐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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