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보다 기대가 앞서는 배우 김필. 천천히 그리고 서서히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기대를 만드는 배우이다.
배우 김필은 마치 올곧은 소나무처럼 연기에 길을 묵묵이 걸었다. 다양한 역할과 작품을 소화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배우 김필은 이제 관객에게 없어서는 안될 비범한 가치를 가진 배우가 되었다.
MQ) 배우 김필을 소개 부탁한다.
1972년생 배우 김필이다. 연기를 한지는 삼십 년쯤 된 것 같다. ‘전주시립극단’과 ‘연우무대’, 극단 ‘산’을 거쳐서 현재는 극단 ‘도시락’의 대표로 있다.
MQ) 극단 ‘도시락’은 어떤 곳인가?
언젠가 나이를 먹으면 극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그리고, 3년 전에 연극 ’하이타이’를 시작하면서 사업자를 내게 됐다.
MQ) 극단 ‘도시락’의 의미가 궁금하다.
극단 명이 뭐가 좋을까 고민을 계속했다. 그러다 ‘도시의 즐거움’이라는 의미를 가진 ‘도시락’이라는 극단 명을 짖게 되었다. 그리고, 관객들이 극장에 소풍을 오듯, 다채로운 즐거움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MQ) 연극 ‘하이타이’는 어떤 작품인가?
내가 군산 출신인데, ‘군산 시민문화회관’으로 연극 ‘품바’가 공연을 왔었다. 그게 내가 접한 첫 연극이다. 그렇게 연극 ‘품바’를 관람을 하고 있는데, ‘각서리’役가 나와서 좌중을 흔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게 뭐지?”, “너무 재미있다”.. 그렇게 내 머리 속에는 ‘품바’의 ‘각서리’役가 깊게 박히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모노드라마 ‘품바’의 영향이 컸다.
그러다 진짜 광대(각서리)같은 응원단장을 만났다. 그게 ‘해태타이거즈’의 초대 응원단장 임갑교이며, 그 임갑교를 그린 모노드라마 연극이 ‘하이타이’이다. 나에게 모노드라마 연극 ‘하이타이’는 너무나 뜨거운 작품이며, 배우로서 만난 최고의 작품이다.
MQ) 연극 ‘하이타이’는 1인극이다. 공연을 하며 힘들지는 않은가?
대본을 읽는 시간만 2시간20분인 작품이었다. 그런데 작가의 상상력으로 쓴 글이 무대에 모두 실현 되는 것은 아니기에, 수정을 거듭하여 1시간32분정도로 맞췄다.
초연 때는 술과 담배를 했었는데, 1시간32분 동안 혼자서 극을 이끌기가 도저히 안되겠더라. 그래서 지금은 술과 담배를 끊은 상태다(웃음) 나는 연극 ‘하이타이’를 10년, 20년 길게 연기하고 싶다. 대사량도 워낙 많은데다가, 술과 담배를 하면 템포가 떨어지더라. 관객들이 ‘나’라는 배우만 보고 있는데 에너지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MQ) 연극 ‘하이타이’는 모노드라마이기에 연기적으로 준비과정이 궁금하다.
모노드라마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 글 속에 내가 들어가야 된다. 모노드라마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 대사들을 몸에 새겼다.
MQ) 연극 ‘하이타이’에서 연기를 할 때, 혹은 무대에 오를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관객들의 눈을 보면서 연기를 해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관객의 호흡을 느껴야 된다. 내가 시선이 다른 방향이 있더라도 관객의 에너지는 느껴지더라(웃음)
연극 ‘하이타이’는 관객과 함께 만드는 공연이다.
MQ) 오랫동안 연극 ‘하이타이’에 출연했다. 연극 ‘하이타이’는 배우 김필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한 30년 넘게 연기를 했는데.. 연기적으로 슬럼프가 온 적이 있었다. “이제 그만해야 되나?”, “하나님이 그만 허락하시네”.. 나에게 그런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연기를 3년간 쉬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극 ‘하이타이’의 작가한테 연락이 왔다. 한번 만나자고.. 그렇게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설 곳은 무대 밖에 없구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속에 선 연극 ‘하이타이’의 무대는 나에게 목숨과도 같았다.
극장 대관료만 한달에 천만원이 넘고, 나를 보러 오는 관객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너무 많이 도와줘서 이렇게 공연을 하고 있다.
나는 연극 ‘하이타이’를 오래하고 싶은 마음에 서울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 경영학과를 편입까지 했다. 그만큼 연극 ‘하이타이’는 나를 바꿔 놓고있다.
MQ) 연극 ‘하이타이’는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인가?
연극 ‘하이타이’는 한 인간의 삶을 느끼게 할 작품이다. 인생은 늘 힘들고, 배고프다.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찰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해줄 작품이 연극 ‘하이타이’이다.
연극 ‘하이타이’의 포스터에는 이런 카피가 있다. “돌아온 호루라기 아저씨! 그가 당신을 응원합니다”.. 정말 호루라기 아저씨 김필을 보고 힘 받았으면 좋겠다.
MQ)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처음에는 교회에서 시작했다. 그러다가 10대 선교회 총무님이 나에게 20분짜리 연극을 만들어보라고 하더라. 그렇게 첫 연극을 만들었는데 정말 잘됐다(웃음) 그 이후 극단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찾아가서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MQ) 배우 김필에게 무대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는 수많은 생각이 오가지 않나? 하지만 무대에서는 딴 생각도 해서는 안된다. 무대에서는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딴생각을 하거나 거짓으로 무대에 서면 관객은 바로 안다. 그만큼 가장 진솔하게 서있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무대다.
하지만, 솔직한 이야기를 하자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연기를 잘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 더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왜냐, 생각이 많고 솔직함이 떨어져서 이다. 내가 군대를 갔다 왔을 스물네살의 연기를 못 따라가는 것 같다. 그땐 그 연기와 그 무대만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슬프게도 자기의 방향을 잃어버린다.
나는 무대 위에서 남들과 ‘틀림’이 아닌 ‘다른’ 연기를 했으면 한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연극 ‘하이타이’의 무대에서는 배우 김필 답게 연기하겠다.
MQ) 다음 작품 계획이 궁금하다.
8월에 연극 ‘코리아특급’과, 10월에 연극 ‘뚜껑 없는 열차’ 공연을 한다. 그리고, 8월에 연극 ‘하이타이’ 부산 공연이 잡혀있다.
MQ) 연기 외에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음.. 연기 외에 도전하고 싶은 일은 없다. 카카오톡 프로필에 이런 글을 썼다. “신이시여, 배우로 살게 하옵소서”라고..
지금은 그저 작품을 계속 잡으며 한발 한발 나아가는 거다. 그러면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생기지않을까?(웃음)
MQ) 연극 ‘하이타이’를 찾아올 관객 분들께 한마디를 남긴다면?
야구에 추억이 있으신 분들, 뜨거웠던 야구장의 함성을 기억하시는 분들, 야구장에 못 가더라도 극장에서 응원을 하고 싶은 분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광대가 몰입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은 분들, 지금 무언가 시도하고 싶은 분들, 무언가가 잘 안 풀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와서 연극 ‘하이타이’를 보고 힘 받아갔으면 좋겠다.
M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
1인극이지만 30명이 나오는, 무대가 꽉 찬 연극 ‘하이타이’를 보여드리겠다.
글/사진 _ 엠큐데이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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