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남기는 영화.. '파반느'
영화 ‘파반느’는 “서사가 아니라 문장을 남기는 작품”이다. 박민규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이종필 감독이 냉소의 칼날 대신 온기의 언어를 선택해 다시 빚어낸 이 영화는, 2026년 2월2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었다. ‘파반느’(Pavane)는 원래 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한 느린 궁정 무용곡의 이름이다. 빠르고 화려한 것이 쏟아지는 오늘날 미디어 환경에서, 이 영화가 스스로의 이름을 ‘느린 춤’으로 택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선언에 가깝다. 그리고 영화는 실제로도 그 이름처럼 움직인다. 사건은 크지 않고, 감정은 천천히 번지고, 음악은 느리게 흐른다. 이 작품은 관람하는 동안 인물의 동선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숨결을 들여다보는 경험에 더 가깝다. 영..
CULTURE/MOVIE
2026. 2. 23.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