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출신 배우 류예리가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리턴'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의 변신을 알리고 있다.
도시적인 외모와 달리 꾸밈없고 소탈한 매력이 돋보이는 배우 류예리. 자신만의 방향과 속도로 내공을 쌓아오고 있는 그녀는 빛을 낼 준비를 마쳤다.
MQ) 배우 류예리를 소개 부탁한다.
(웃음) 질문 자체가 참 감사하다. 사실 지금은 누가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배우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게 목표다. 나는 늦깎이 모델이었던 류예리이고, 지금은 또, 뒤늦게 배우가 되기 위한 여정을 밟고 있는 사람이다.
MQ) 최근 근황은 어떻게 되는가?
지난 해 말부터 준비한 드라마 '리턴'이 지금 방영되고 있다.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아서 촬영도 어쩌다 한번이지만, 어쨌든 나는 지난 해부터 준비한 거다(웃음)
10년 가까이 패션모델로 일했기 때문에 지금도 '룩북'같은 의류 촬영은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이전에 출연한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에서 따박따박 말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진행 섭외도 들어오더라. 그래서 행사나 방송프로그램 진행도 간간이 하고 있다. 다행이 그 덕분에 굶지는 않는 달까. 근데 난방은 아낀다. 웃기지만 슬프지 않은가(웃음)
MQ) 드라마 '리턴'의 촬영 분위기는 어떠한가?
고현정(최자혜 役)선배님과 촬영하는 날은 정말 긴장했다. 한 장면에 같이 걸린다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했다. 바짝 얼어 있는데 선배님께서 1회에 나온 걸 봤다고 하시면서 먼저 말을 걸어주시더라. 엄청 다정하게(웃음) 배우 되길 잘했다 싶더라. 심지어 나만 나오는 장면인데도 카메라 옆에 시선을 잡아 주시고 대사도 맞춰 주셨다.
이진욱(독고영 役)선배님과 촬영할 때도 장비 세팅 시간 동안 계속 첫 대사를 맞춰주시더라. 그렇게 그 장면을 열 번 가까이 맞춰봐 주셨다. 정말 감사했고 솔직히 좀 반했다(웃음)
언젠가 나도 선배님들처럼 여유 있게 후배 연기자를 도와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MQ) 드라마 '리턴'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가?
한은정(염미정 役)선배님이 운영했던 와인 바의 매니저로 나오는데, 살인 사건 이후에는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아, 죽는 역할이든가, 죽이는 역할이면 더 많이 나올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웃음) 물론 '리턴'의 '데스노트'에 내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절대 모른다(웃음)
MQ) 배우라는 직업을 갖기 전에 다양한 일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국문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홍보 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모범생이었다. 그때는 예리 대리로 불렸다. 일도 잘했다(웃음)
조직 개편으로 계열사 국제영업 팀에 발령이 났는데 적성에 안 맞더라. 생일 날에 비장하게 사직서를 던지고 행복을 찾겠다고 훌쩍 떠났다. 그 후 일년 정도를 떠돌다 돌아와 시작한 일이 모델이었다. 우연히 시작한 일인데 처음으로 '나'를 표현하는 재미에 푹 빠졌었다. 그러다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다. 신기하게 아직도 그때의 나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리턴' 기사에 반갑다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도 있고. 감사한 일이다.
MQ) 그럼 어떻게 배우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내가 워낙.. 관음증하고 노출증이 있다(웃음) 남들은 무슨 생각하나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 글을 읽는 것을 좋아했고 그래서 국문과를 간 거다. 그렇게 관음증은 충족시킬 수 있었는데 표현은 글로 썩 마음에 들게 못해내더라. 늘 너무너무 답답했다.
그러다 카메라 앞에 섰을 때 '퍽'하고 깨달음 같은 게 왔다. 내가 몸과 연기로는 내 정신과 마음을 표현할 수 있구나. 그러니깐, 나의 내면에 대한 노출증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었다. 더 적극적인 정신적 노출을 바라는 방향으로 가다 보니 그 끝이 연기였던 것 같다.
MQ) 배우로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가?
엄청나게 어려운 질문이다.. 잘 모르겠다. 지금 내 자리도 선택과 선택이 쌓여서 만들어진 거고, 선택을 받은 어떤 순간도 그 자리를 만드는 데 일조했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기회가 나를 찾아올지, 아니면 아무 것도 오지 않을지.. 내 계획대로 인생이 가는 건 아니더라. '계획'을 한다기보다 항상 '기대'를 하고 산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MQ) 연기를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나?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에 선택이 제일 어렵다. 배역 선택은 아니고..(웃음)
캐릭터 하나도 해석에 따라 내 안에서 수만 명이 되곤 한다. 그 수만 명이 피 튀기게 싸우게 해서 하나를 골라잡고 나서도, 대사마다 어떤 톤으로 전달할지, 몸짓은 또 표정은 어떻게 할지 천 번은 망설이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낸 모습들은 각각 매력이 다르다. 이 중 결국 한 가지를 선택해 연기해야 하는 게 제일 힘들다.
MQ) 앞으로 만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한번쯤은 꼭 스릴러물을 만나보고 싶다. 물론 모든 배역이 감사하겠지만(웃음) 인간의 '바닥'을 표현해보고 싶다. 죽이든, 잡아 죽이든, 살려고 발악을 하든. 지독하게 치열한 감정들 말이다. 아! 아주 천박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웃음)
MQ) 앞으로 배우 류예리가 가지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
음.. 나도 몰랐는데.. 대답을 잘 할 수가 없어서 생각해보니.. 나는 수식어를 가지고 싶지 않은 사람인가 보다..
'어떤 배우'가 아니고 싶다. 그냥 만만하고 싶다. '보는 사람들에게 만만한 배우'를 할거다.
글/사진 _ 엠큐데이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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