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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우리집에 왜왔니]의 연출가' 곽최산을 만나다..

MAGAZINE/[MQ] INTERVIEW

by 엠큐데이 2021. 4. 2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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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QDAY.COM


대학로의 화제작 연극 '우리집에 왜왔니'의 연출가 곽최산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출가 곽최산은 짜임새 있는 구성과 스토리텔링을 가진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으며, 대학로의 젊은 연출가들에게는 귀감이 되고 있다.

 

공감이 되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싶어하는 연출가 곽최산과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MQ) 연출가 곽최산을 소개 부탁한다.

 

'새내기' 연극 연출가 곽최산이다. '새내기'라는 단어가 좀 의아스러워 할 것 같다(웃음) 초심의 마음으로 연극 작업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그렇게 소개했다.

매 순간순간 집요하게 내 자신에게 질문하고 또 의심하고 그렇게 다그치다 보면 어느새 극장을 찾아주신 관객 분들도 우리 공연에 함께 공감하고 있구나 하고 매번 느끼고 있다.

까불지 말고, 건방 떨지 말고, 겸손한 마음과 자세로 작업하려 애쓰는 연출가가 되려고 노력하는 인간 곽최산이다(웃음)

 

 

MQ) 어떻게 연극 연출가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연극을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한지 벌써 이십 년이 훌쩍 넘었다. 처음 들어간 극단이 기라성 같은 배우가 많았던 극단 '성좌'였다. 극장과 연습실 청소, 포스터작업, 티켓 판매까지 극단 허드렛일을 시작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십 대 후반쯤 되던 해에 전국 연극제에 나갈 연극의 연출 제의를 받고 첫 연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들어가게 된 극단이 오태석 선생님이 이끄는 극단 '목화'다. 오태석 선생님의 연출 작에 배우로 활동하면서 새삼 느낀 것이 있다. "아! 저분이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광대이다".. 선생님께서 뿜어내는 열정과 내공에 매료되어 언젠가는 선생님처럼 진정한 광대가 되리라는 다짐과, 관객들에게 에너지 넘치는 즐거움을 주는 연출가가 되리라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오년 전쯤 더 늦어지면 안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심리스릴러 '술래잡기'로 대학로에서 본격적으로 작/연출을 시작하게 되었다.

 

 

MQ) 연출가로서 연극 '우리집에 왜왔니'를 소개 부탁한다.

 

쿠엔티 티란티노.. 그가 만든 영화들을 보고 있다면 미쳐 생각지도 못한 비장한 장면에서 실소를 자아내게 만들거나 반대로 우스꽝스런 장면에선 철학적 코드나 삶의 무게를 느끼게 만드는 대단한 연출력을 마주하게 된다. 인물의 비장함을 비틀어 관객들을 웃음짓게 만들고 다소 거북스러울 수도 있을 잔인한 장면 조차도 웃음코드를 절묘하게 버무려 긴장하고 있던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켜버리는 티란티노식의 코믹 살벌한 기법과 장치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연극 '우리집에 왜왔니'는 티란티노 감독에 예찬에서 출발한 연극이다.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여자 킬러와 한 집에서 감금 아닌 감금을 하며 함께 동거를 하게 된 두 형제의 황당무계한 스토리를 티란티노식 B급 정서와 유머를 장착해 시종일관 유쾌하게 풀어내려고 했다.

오백억 다이아몬드와 불법비자금장부를 둘러싸고 서로 목적이 다른 네 사람의 불편한 동거, 그들이 벌이는 엎치락뒤치락 좌충우돌 해프닝과 대결, 그리고 복수라는 B급 스토리를 정감 어린 한옥으로 된 '우리집'이라는 공간적 제약 바탕 위에 올려놓고 시끌벅적 한바탕 유쾌한 코믹 소동 극으로 만들어진 공연이다.

 

 

MQ) 연극 '우리집에 왜왔니'는 개성이 강한 작품이다. 연출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코믹과 추적이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장르를 혼합하여 전혀 다른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 거기다 시종일관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강박 증에 가까운 집착으로 코믹과 추적을 섞느라 무던히 애를썻다. 그러다 보니 연습 때 배우들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까지 없었던 전혀 다른 장르를 만들고 시도하려는 연출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배우들이 진땀들 좀 흘렸다(웃음)

 

 

MQ) 연극 '우리집에 왜왔니'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은 무엇인가?

 

'우리집에 왜왔니' 대사에도 나오는 단어이다. '섞어 찌개'.. '우리집에 왜왔니'는 '섞어 찌개'같은 공연이다. 두 시간이 조금 안 되는 런닝타임동안 여러 연극장르가 마치 '섞어 찌개'처럼 버무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손꼽아 준 장면은 '신파극'장면이다. 클라이막스 부분을 차지하는 철저한 절규와 복수를 B급 정서와 박장대소 유머로 비틀어버린 신파극을 이용한 장면이 있는데, 수십 년 전 가족의 죽음으로 평생의 한과 아픔을 간직한 한 여인의 절규와 외침을 유머로 승화시킨 장면이다. 그 장면 속에 연극 '우리집에 왜왔니'가 주는 메시지나 코드가 다 들어가 있어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인 장면이다.

 

 

MQ) 연극 '우리집에 왜왔니'의 관객반응이 뜨겁다. 기분이 어떠한가?

 

과찬의 말씀이다(웃음)

처음 이 연극의 대본을 쓰고 배우들과 연습을 할 때는 나도 그렇고 배우들도 걱정을 많이 했다. 과연 관객들이 좋아해줄까? 여러 장르가 섞여있고 감정의 증폭이 크고 생략과 비약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이 연극을 이해해줄까?.. 근데 그건 기우였던 것 같아 요즘 한결 마음이 편하다. 공연장을 가득 채워주신 관객들의 호응에 나는 물론이고 배우들, 제작 스텝들까지 즐거워하는 모습에 더 힘이 난다.

 

 

MQ) 많은 작품을 연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처음 본격적으로 작/연출하겠다고 만든 '술래잡기'에 애착이 가는 건 사람의 인지상정인 것 같다. 내가 쓰고 연출한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고 매번 힘들게 작업하고 있지만 그래도 첫 자식과 같은 작품이라 가장 애착이 간다(웃음)

 

 

MQ) 앞으로 연출가 곽최산이 도전을 해보고 싶은 작품은 있는가?

 

연출가라는 직업이 새로운 것에 대한 욕심이 한도 끝도 없는 것 같다. 매번 새로운 장르의 공연을 쓰고 만들고 싶은 욕구는 차고 넘친다.

사실 요즘 새롭게 대본 작업을 하고 있는 게 하나 있긴 하다. 고립된 섬마을에서 일어난 실종사건을 두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얽히고설키는 스릴러이다. 그러고 보니 거기도 코믹이 들어간다(웃음) 내가 원래 코믹이 좀 약한 편인데 그래서 더 도전해 보려고 한다. 부족한 부분을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틀에 박힌 웃음이 아니라 새로운 웃음과 유머를 만들려고 한다.

 

 

MQ) 만약 연출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했을 것 같은가?

 

아마도 지금까지 배우를 하지 않았을까?.. 난 연극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다. 물론 다른 연출가분이 나를 써 주실지는 모르겠지만(웃음)

 

 

MQ) 곽최산 연출가에게 연극이란 어떤 의미인가?

 

술과 같은 존재?.. 술은 안 먹어도 살 수 있다. 근데 나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기뻐서 한잔, 슬퍼서 한잔, 속상해서 한잔.. 사람들과 어울려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 나에게 연극은 그런 고마운 존재이다.

 

 

MQ) 배우로서도 활동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연출의 매력과 연기의 매력은?

 

몇 년째 작/연출과 극단 대표를 함께 하느라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어서 배우 생활을 못한지 꽤 되었다. 하지만, 무대 위에 서있는 나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 상대 배우와 호흡을 주고받으며 맡고 있는 배역에 빠져들면 어느새 무아지경이 된다. 그때부터는 인간 곽최산은 없고 무대 위 맡은 배역만이 존재한다. 대단한 희열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대단한 경험! 그래서 우리끼리 종종 이야기를 한다. 한번이라도 무대 위 배우를 경험한 사람은 몸은 무대를 떠날 수 있어도 마음만은 평생 따라다닌다고.. 배우는 마약이라고(웃음)

연출의 매력은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창조가 아닐까 싶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기쁨!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하얀 도화지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거기에 색을 칠하고, 디테일을 집어 넣고, 그런 일련의 고통스런 시간이 지나고 관객들과 함께 객석에 앉아 조마조마하고 설레고, 그러다 관객들의 호응에 따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매번 대단한 경험을 하고 있다.

 

 

MQ) 연출가로서 곽최산의 꿈은 무엇인가?

 

인터뷰 처음에 나의 소개를 했던 말이 있다. 새내기 연출가라고.. 그렇다. 매번 초심의 마음으로 작업을 하겠다. 항상 새로움을 찾고 지금 이 순간에 안주하지 않고 까불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오랫동안 젊은 감각으로 작품을 만들어 가고 싶다.

 

 

MQ) 마지막으로 인간 곽최산의 꿈은 무엇인가?

 

소박하다. 작은 어촌에다 그림 같은 집을 지어놓고 거기서 작품 구상도하고 지인들과 함께 휴가 같은 일상도 보내고 그런 사랑방 같은 예쁜 집을 내 손으로 직접 짓는 게 나의 작은 꿈이다(웃음)


글/사진 _ 엠큐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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