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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는 삶의 마지막 50분을 남겨둔 한 가장과 그의 가족의 모습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성찰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조력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극은 시종일관 담담하고 절제된 톤을 유지하며 인물들의 마지막 시간을 조용히 경험하게 만든다.
연극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의 가장 큰 특징은 극의 시간과 실제 공연시간이 일치하는 구조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무대 위의 시계는 실제 50분의 카운트다운을 알리는 동안, 관객은 스위스의 작은 숙소에 머무는 가족의 일부가 된 듯한 강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된다. 본 작품의 김택수 연출가는 이러한 장치를 통해 관객이 단순히 극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인물들과 함께 ‘체험’하고 그들의 마지막 호흡을 함께 나누도록 유도했다. 이는 죽음이라는 사건 자체보다 그 마지막을 보내는 ‘시간의 질감’에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연극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는 조력 자살을 결심한 가장과 그의 가족이 스위스 숙소에서 보내는 마지막 50분을 실시간으로 그렸다.
무대 위 세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 배우들은 미세한 표정의 변화, 시선의 교차, 그리고 침묵의 순간들을 통해 복잡한 내면을 섬세히 표현했다. 특히, 이들의 연기는 실제 가족처럼 자연스러운 생활감을 자아내며, 관객이 극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극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는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루기 보다는, 마지막 시간에 남겨진 이들의 관계와 감정, 그리고 인간의 존엄과 선택이라는 본질적 질문에 초점을 맞췄다. 관객은 이 절제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만약 나에게 50분이 남았다면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김택수 연출가는 조력 자살에 대한 찬반 논쟁이나 감정적 선동을 철저히 배제하고, 제3자적 관찰자의 시선을 견지한다. 그는 “극의 온도를 최대한 낮추고 싶었다”며, 인위적인 감정의 고조 대신 인물의 평범한 대화와 일상적인 행동들을 통해 내면의 파동을 그려낸다. 아침 식사를 하고, 짐을 싸고, 사소한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은 역설적으로 상황의 비극성을 더욱 부각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무대는 스위스의 간소한 숙소를 재연하여,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는 공간이 아닌, 일상이 어어지는 공간으로서의 느낌을 강조한다. 조명과 음향 또한 절제되어 사용되며, 오직 시간의 흐름과 인물들의 행위에 집중하게 만든다. 무대 위의 모든 요소는 ‘마지막 50분’이라는 중심축을 향해 정밀하게 조율되어 있으며, 비어있는 공간 마저도 침묵의 언어로 극적 긴장감을 형성한다.
연극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는 관객에게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만약 당신에게 50분의 시간이 남았다면?”이라는 근원적인 물음 앞에 관객은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연극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는 2024년 제7회 노작홍사용창작단막극제에서 대상과 희곡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증했다. 이 작품은 삶의 마지막 순간을 통해 역설적으로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꼭 한번 만나봐야 할 수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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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나의 고난은 50분 남았다’ 정보
-공연장소
서울시 창경궁로 34길 18-12 지하1층 (대학로 제이원씨어터)
-공연기간
2025년11월05일~11월16일
-공연연출
김택수
-공연출연
김필, 정소영, 이대규
-관람등급
만12세 이상 관람가
-공연시간(90분)
화~금 20:00
토~일 16:00
전체_공연사진(→SL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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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_ 엠큐데이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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