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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배우다방]의 배우' 황재열을 만나다..

MAGAZINE/[MQ] INTERVIEW

by 엠큐데이 2021. 4. 3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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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의 캐릭터로 정의를 내릴 수 없는 배우 황재열. 매번 부단한 노력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배우 황재열만의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자세히 보고 싶고, 오래 보고 싶은 배우 황재열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MQ) 배우 황재열을 소개 부탁한다.

 

연기를 시작한지 십 년이 조금 안된 배우이다. 그리고 미혼..(웃음) 참 소개하는 게 어려운 것 같다.

이십 대에 다니던 여행사를 그만두고 배우가 되기 위해 뛰어들었다. 아무것도 없었지만 젊었기에 도전이 가능했던 것 같다.

무작정 닥치는 대로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고 운이 좋게 연극 '보고 싶습니다'라는 굵직한 작품으로 데뷔를 했다. 사실 그 작품이 그렇게 배우들 사이에서 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웃음) 그 작품을 통하여 지금의 극단 '배우다방'의 대표인 윤진하 연출과 배우 문진식, 진모 등 대부분의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연기경험이 전무했지만 좋은 배우들과 함께 생활하며 어깨너머로 배운 것들이 연기를 하고 있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것 같다.

 

 

MQ) 극단 '배우다방' 소속으로 알고 있다. '배우다방'은 어떤 곳인가?

 

배우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곳이다.

배우들 사이에서도 '배우다방'은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으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실제로 이곳에 있어보니 맞는 말인 것 같다.

극단 '배우다방'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우리의 힘으로, 그리고 배우의 힘으로 만들어 내는 곳이다.

 

 

MQ) 배우 황재열에게 '배우다방'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연기를 시작하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들이 지나갔다. 돈 벌기도 힘들고 여러모로 어려운 연기생활을 이 나이에 버티면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가족의 힘이 가장 컸던 것 같다.

극단 '배우다방'은 나에게 그런 '가족'이고 ''이다. 어렵고 힘든 길을 가는데 밀어주고 끌어주는 식구. 또 내가 어떤 배우인지, 나에게 연극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항상 되묻게 해주고 각인시켜주는 곳이다.

아마도 이런 점들이 대학로의 많은 배우들에게 극단 '배우다방'이 인식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MQ) 연극 '민초'가 공연을 한다. '민초'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연극 '민초'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1894년과 2017년이라는 시간의 차이가 아닐까?

누군가 그랬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 근데 나쁜 일까지도 돌고 돌아야 하나 싶지만 그 시절과 지금은 별반 다르지가 않다. 백성의 고초는 생각도 않으며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한 그 시절의 탐관오리들, 열심히 일을 해도 결국 배가 부르는 건 다른 어느 누군가 이다.

세월이 지나도 왜 이런 것들은 변하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바뀌는 것일까? 그런 의문에서 출발한 작품인 것 같다.

누군가는 소리를 내어야 하고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더 많은 소리를 모아 내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소리들을 모으기 위해 '민초'라는 작품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MQ) 연극 '민초'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가?

 

아무래도 고증에 따라 표현을 잘하고 싶었는데 극단의 사정상 타협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 아쉬웠고 어려웠다.

물론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상황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컸지만.. 의상이나 무대 등 표현될 수 있는 많은 부분을 양보해야 하는 것이 아쉬웠다.

또한 전라도가 배경이다 보니 다들 전라도 사투리를 써야 하는데 대부분이 경상도 출신이 많아서 연기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다행히도 나는 서울말을 썼다(웃음)

 

 

MQ) 지금까지 출연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과 역할이 있다면?

 

참 많다. '배우다방'의 특성상 한 작품의 한 배역을 연기하려면 꽤나 많은 고민과 정성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굳이 한 작품만 꼽으라 한다면 얼마 전에 했던 연극 '공장장 봉작가' '봉작가' 역할이 기억에 남는다. 그저 보기엔 다른 배역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가슴 안에 깊은 아픔과 여러 생각들을 가득 넣어야 하는 역할이었다.

덕분에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겨우 잠에 들어도 악몽을 꾸고 깨기 일쑤였던 기억이 있다.

아픈 만큼 무대가 굉장히 소중했고, 아쉬움도 큰 작품이고 역할이다.

 

 

MQ) 배우 황재열의 실제 성격은 어떠한가?

 

연기를 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어릴 적에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기억한다. 산만하기도 하고, 귀찮아 하는 것도 많고.. 아무튼 배우를 하기엔 적합한 성격은 아닌 것 같다(웃음)

 

 

MQ) 원래 꿈이 배우였는가?

 

초등학교 시절 혼자 방에서 책에 나온 내용을 따라 하거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배우들의 대사를 따라 하며 연기를 했건 기억이 있다. 근데 그것이 꿈을 가졌었다 라고 말하기엔 부족함이 조금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끌리듯 향하게 된 것 같다.

직장생활을 하며 연극과 뮤지컬 동호회를 우연히 활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 만난 배우들도 연극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이었고, 그런 시간을 지내다 보니 나도 연극을 사랑하게 되었고 배우라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다.

 

 

MQ) 배우로서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가?

 

아직 눈앞에 놓여진 한걸음 앞을 보기에도 벅찬 것 같다. 하지만 굳이 꿈을 애기하라면 영향력을 가지고 싶다.

배우가 대단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배우나 연예인들을 꿈꾸고 동경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대단히 좋은 직업처럼 포장이 되어있는 것 같다.

그저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예술가로서 선한 영향력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되면 후배들도 또 다른 누군가도 선한 영향력을 가져 은은하게 퍼지지 않을까?

 

 

M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극단 '배우다방' 소속으로 극단의 좋은 작품들을 더 넓은 세상으로 꺼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연기만 하던 놈이라 그런지 쉽지가 않다. 마케팅이나 기획의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극단 내에 없다 보니 내가 공부를 하면서 그 역할을 맡아 '배우다방'을 더 알라고 싶은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는 글을 쓰고 싶다. 항상 '배우다방'의 작품은 함께 글을 쓰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연극과 뮤지컬 연출, 영화연출까지 도전 해보고 싶긴 하다.

 

 

M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

 

극단에서 연극을 하며 항상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연예인 캐스팅이나 화려한 무대나 조명으로 치장되지 않은 순수한 연극을 하다 보니 극장을 찾아주시는 관객이 한정된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머리를 싸매던 시간들과 땀을 흘리며 연습해온 시간들이 생각난다. 우리의 노력과 열정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다.

물론 한, 두 명의 관객이 오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공연을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밸런스가 맞아 떨어진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

그런 날이 올 때까지 나를 비롯한 모든 '배우다방' 식구들은 끊임없이 땀을 흘릴 것이다.


글/사진 _ 엠큐데이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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