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착한 남자 안희원’, 뮤지컬 ‘플랑드르’등으로 놀라운 역량을 보여준 작,연출가 배시현이 연극 ‘별을 위하여’로 돌아왔다.
연극 ‘별을 위하여’는 보수적인 가치관 속에 왜곡된 채 전해져 온 여성의 성적욕구와 그 안에서 이뤄지는 발달장애 여성이 겪게 되는 성문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MQ) 작,연출가 배시현을 소개해달라.
대학교 때 동아리를 잘못 든 죄로 연극과 뮤지컬에 발목이 묶인 배시현이다(웃음). 현재는 작, 연출을 겸하고 있다.
MQ) 최근 근황은?
올해 대학원을 들어가게 돼, 학업과 공연 일을 병행하며 지내는 중이다. 처음에는 둘 다 거뜬히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사람 인생은 생각한대로 안되더라. 과제와 노동에 치여 하루하루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양쪽 다 즐거운 작업이라 큰 스트레스는 없다는 점인 것 같다.
지금은 대학로 ‘열린 극장’에서 연극 ‘별을 위하여’를 올리고 있는데, 11월26일까지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걸음해주시면 감사드리겠다.
MQ) 작가이자 연출가로서 소개하는 연극 ‘별을 위하여’는 어떤 작품인가?
연극 ‘별을 위하여’는 9살 정도의 지능을 지닌 중증발달장애인 딸을 둔 어머니의 이야기이다. 평생을 보수적인 성 관념 속에서 살아오던 ‘수희’役가, 딸 ‘혜성’役의 마스터베이션을 목격하며 겪는 혼란과 사건들을 담았다.
인물들의 상황과 선택을 두고 어떠한 답을 내리기 위해 쓴 이야기가 아닌, ‘왜?’ 라는 마음을 모두와 나누고 싶어 만들게 된 작품이다.
MQ) 연극 ‘별을 위하여’를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 작품을 처음 쓴 건 2019년이다. 당시 한 여성분에게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동생이 자꾸 성적인 트러블을 일으켜 힘들다, 그래서 피임시술도 고려 중이다”라는 말이었다. ‘여성 발달장애인’, ‘성욕’, ‘피임시술’.. 그동안 단 한 번도 연결시켜 생각해보지 못했던 단어들의 조합에 잠시 아연해져 할 말을 잃었던 기억이 난다.
그 대화를 계기로 ‘여성 발달장애인의 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러다 문득 학창시절 같은 반이었던 발달장애인 친구가 떠올랐다. 당시에는 너무 이상해 보였던 그 친구의 행동을 뒤늦게야 ‘왜 그랬겠구나’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내가 살면서 단 한 번도 주의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아니 않았던 사람들의 삶을 알게 되며, 나 혼자서는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왜?’ 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왜?’가 원동력이 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웃음)
MQ) 연극 ‘별을 위하여’를 연출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내가 직접 쓰고 연출을 하다보니, 때로는 내 해석이 ‘100% 정답’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점을 덜어내기 위해, 스스로 시각을 넓히고자 많이 노력했다. 그리고 작중 ‘지적장애인’인 ‘혜성’役의 모습이 관객의 눈에 ‘자폐 스펙트럼’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연기 표현을 두고 배우와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어렵고 까다로운 디렉팅을 모두 받아들여준 최유진 배우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인사를 전한다.
MQ) 연극 ‘별을 위하여’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은 무엇인가?
연출적으로는 엄마 역할인 ‘수희’가 동생과 함께 ‘혜성’의 ‘성’ 혹은 ‘성장’을 상징하는 오브제를 두고 연기하는 부분이 있다. 현실에서 무의식으로 넘어가는 부분이기도 해서 작 중 가장 연극적인 표현이 필요한 장면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의미가 잘 전달될 수 있을까 심혈을 기울였다.
작가적으로는 모든 장면이 다 심혈을 기울인 장면이지만, 그래도 딱 두 장면 꼽자면 ‘혜성’役의 화장품 장면과 맨 마지막 바닷가 장면에 심혈을 기울였다. 무슨 장면인지는 극장 와서 확인해달라(웃음)
MQ) 연극 ‘별을 위하여’는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인가?
모든 사람들에게.. 그냥 정말 많은 분들이 와줘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MQ) 관객들이 연극 ‘별을 위하여’를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는가?
그냥 내가 몰랐던 사람들의 현실을 전한 작품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MQ) 연극 ‘별을 위하여’를 연출하며 배우들에게 특별하게 요청한 것이 있다면?
일단 가장 큰 것은 ‘발달장애’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를 해와 주었으면 좋겠다 였다. 이후로는 서브 텍스트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이야기인지라 전 배우분들에게 대사 안에 있는 섬세한 감정표현들을 놓치지 말아줄 것을 많이 부탁드렸다.
MQ) 어떻게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는가?
대학교 때 연극 동아리를 잘못 들어가서..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다.. 나도 정말 잘 모르겠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농담이다 (웃음) 극작을 처음 해 본 건 대학교 3학년 때였다. 당시 동아리에서 정기공연을 올려야 하는데 이렇다 할 대본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냥 내가 한 번 써볼까? 하고 별 생각없이 가볍게 도전했던 일이, 긴 세월을 지나 어느새 내게 가장 진지하고 무거운 일이 되어있다. 그래도 즐겁다.
MQ) 앞으로 배시현이 만들 작품은?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쓰고 만나게 될 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이야기를 깊이 담은 작품이길 바란다.
MQ) 작가이자 연출가 배시현이 생각하는 연극의 매력은 무엇인가?
위 질문과 이어지는 답변인 것 같은데, 사람(배우)이 사람의 이야기를 사람(관객)들 앞에서 한다는 점..?
MQ) 연극 ‘별을 위하여’를 찾아올 관객 분들께 한마디를 남긴다면?
극장을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최선을 다해 수희(엄마)役의 이야기를 전하겠다. 부디 관객분들께서 극장을 나설 때는, 수많은 혜성役이의 이야기를 마음에 품을 수 있길 바래본다.
M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
사실 이 말을 할 타이밍을 찾고 있었다. 연극 ‘별을 위하여’를 올리기까지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지지해준 극단 ‘웃는고양’이 오수현 대표님과 김현준 제작PD님, 그리고 현 배우분들과 스탭분들에게 무한 감사의 절을 올리고 싶다.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엠큐데이도 감사드린다!
글/사진 _ 엠큐데이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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