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 다능한 재능과 열정으로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 김단아.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하며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배우 김단아는 배역의 크기와 관계없이 더욱이 빛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뮤지컬 ‘써니텐’에서 ‘혜영’역을 맡아 관객의 찬사를 받으며, 안정적인 연기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았다.
MQ) 배우 김단아를 소개 부탁한다.
개천절에 태어난 아이 김단아이다. 단군의 박달나무 ‘단’과 싹 ‘아’를 써서 ‘단단한 새싹’이라는 뜻과 ‘단아하다’라는 중의적 표현을 가진 이름이다. 대부분 한글 이름인 줄 알더라(웃음)
MQ) 최근 근황은?
다니던 직장을 결국 그만두게 되었다. 나름 팀장이었는데.. 아무래도 뮤지컬에 합류하게 되면서부터 눈치가 보이기 시작하더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었다. 직장이 나와 잘 맞았고 애정도 있어서 아쉬움도 컸지만 모두를 위해서 중대한 선택을 해야 했다. 다시, 아니, 진짜 제대로 시작된 배우로서의 삶에 적응하고 있다. 이전과 같이 산다면 내 선택에 후회만 남을 거란 생각에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기분으로 살고 있다(웃음).
MQ) 그렇다면 배우를 그만두고 직장 생활을 했던 이유는?
본래 뮤지컬 ‘써니텐’의 초연 멤버였고, 나의 마지막 작품이었다. 그 후 배우를 그만뒀었다.
한창 공연 중이었던 2019년도 가을쯤 내 길에 의심이 들기 시작 했다. 그리고 경각심에 사로잡혔다. 그러다 보니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더라. “내가 왜 배우를 하지?”, “무대는 왜 서는 거지?”, “이게 내 길이 맞나?”, “나는 관객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 존재지?”, 등의 질문들을 했던 것 같다.
그 후, 더이상 공연을 계속할 수 없었다. 결국은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의 변화가 필요했던 거 였지만..
그렇게 2년이 지났고, 뮤지컬 ‘써니텐’의 공연 실장님의 전화 한 통이 내 인생을 바꿨다. 직장생활에 집중하겠다며 이미 한번 거절했던 나를 “배우님은 무대 체질”이라며 “다시 돌아올 거라 믿는다”고.. 지금까지 나를 배우로 바라 봐주고, 능력을 인정해주시는 게 참 감사하더라. 이건 다시없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직장생활도 안정기를 지나고 있을 때라 크게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나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MQ) 그럼 배우를 그만두고 어떻게 지냈는가?
길을 잃었고 고달팠고 벼랑 끝까지 갔었다. 거기서부터, 그 아무것도 있지 않음 에서부터 믿음 하나만 가지고 다시 일어섰고, 세상을 향해 나아갔고, 주어진 삶 속에서 누가 보든지 보지 않든지 불만 갖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를 헌신했다.
신뢰가 쌓이고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감이 생기고 단단해져 가더라. 파도가 치고 폭풍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 어떤 일을 하던 어떤 곳에 가던 형통할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2년간 아주, 많이 고통스러웠던 만큼 이겨내는 훈련을 했던 것 같다.
MQ) 지금까지 참여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
다 소중하고 의미가 있지만 일단 뮤지컬 ‘써니텐’을 꼽고 싶다. 인생 터닝포인트의 마지막과 시작을 담당하게 돼버린 운명과도 같은 작품이라서..
MQ) 도전을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분야가 있다면?
사극. 그냥 너무 해보고 싶다. 지나가는 무술이 역할이라도.. 한복, 깔끔한 머리, 궁, 모래 밟는 소리, 자연의 조화가 그냥 너무 좋다.
MQ) 학창시절 배우 김단아는 어떤 학생이었나?
본래 타고났던 건 미술이라 학원을 안 다녀도 미술대회에서 항상 상을 받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림 잘 그리는 친구들과 함께 ‘그림 이름표’라는걸 만들어서 판매도 했었다(웃음) 초등학교 시절 당시 3만원까지 벌어봤다.
태권도 품띠를 따는 시합에 나가 남자 애랑 붙어서 이기기도 하고, 작은 손으로 피아노 쇼팽까지 치며 참 야무지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다. 초등학교 때 받은 상장만 해도 50개가 넘었다. 그런데, 굉장히 까탈 스럽고 예민했던 나 스스로가 너무 싫었다. 결벽증에 강박증도 있었고 몸도 너무 약했다. 중요한 건 정말 하나도 안 행복했다. 그래서 사춘기가 오면서부터 모든 것을 반대로 하기 시작했다. 일부러 정리 정돈도 안 하고, 공부도 안 하고, 반항하고, 무념무상으로 살아봤다.
그러다 필리핀으로 2달 동안 홈스테이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제대로 터닝포인트가 온 거다. 온 가족이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게 그들의 일상이었고, 갑자기 나가서 수영하는 게 일과였고, 일요일엔 제일 예쁜 모습으로 교회를 다니며 기도하는 모습들이 정말 인생 충격이었다. 남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게다가 기도까지 한다는 것은 나에겐 너무도 부끄럽고 남사스런 일이었기 때문이다. 근데 너무 따라하고 싶더라.. 진짜 행복해 보였기 때문에..
그 후로 내 안에 있는 끼를 조금씩 오픈하기 시작하며 친구들 사이에서 노래 잘하고 재미있는 분위기 메이커가 된 것 같다(웃음)
MQ) 연기는 어떻게 시작을 하게 되었는가?
또래들 사이에서 노래를 잘한다고 소문이 점점 나기 시작하면서 노래로 실망시키고 싶지 않더라(웃음) 그래서 노래에 관심이 많았었다. 그렇다고 이걸 업으로 삼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저 친구들과 놀기 위해 부른 거지 무대 위에서 부르는 건 아직도 너무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같은 반 앞자리에 앉아 있던 친구가 ‘방황하는 별들’이라는 희곡을 읽고 있었다. 알고 보니 연기학원 워크샵 공연 대본이라고 하더라. 너무 신기해서 잠시 빌린 뒤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그때부터 혼자 이미지트레이닝으로 리허설하는 버릇이 생긴 것 같다. 잠깐 읽었는데 벌써 혼자 공연을 한번 하고 온 느낌이었다. 순간 몰입감이 최고였다. ‘그래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때 인생의 중대한 선택까지 내리고 입시를 시작한 거다. 평생 죽을 때까지 이 일을 내 업으로 삼겠다며.. 물론 그러다 이번에 2년간 잠시 외도도 하는 인생이었지만(웃음)
MQ) 고민이 있을 땐 어떻게 해결하는 편인가?
일단 먼저 기도한다. 성경책도 참고한다.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린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선택한다.
MQ)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평가 받고 싶은가?
약속을 지키는 배우. 단 한 번뿐인 그날의 공연을 책임지는 배우로 평가받고 싶다.
M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
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어 감사하다. 세상과 소통하는게 제일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판을 깔아준 엠큐데이에게 감사드린다.
글 _ 엠큐데이
사진제공 _ 하마컴퍼니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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