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작품마다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 있고, 발견하는 것이 즐겁다. 내가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다른 사람의 표현 방식을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다. 아마 평생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하는 배우 조민상.
연극 '장문로41가길'에서 만난 배우 조민상은 작품 속의 역할 그 자체였다. 관객들에게도 '공감이 가는 연기', '주목할 만한 배우', '천생 배우' 등의 좋은 평을 받고 있다.
MQ) 배우 조민상을 소개 부탁한다.
배우 조민상이다. '창작예술집단 보광극장'이라는 창작단체 소속이며, 현재 서른 살이다. 충북 음성군 삼성 면에서 나고 자랐으며, 청주에서 대학생활을 보내고 서울로 상경한지는 4년차 이다.
좋아하는 건 커피랑 담배이지만, 끊고 싶은 것도 담배이다. 꾸준히 하고 싶은 건 운동이고, 못하는 것도 운동이다(웃음)
MQ) 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릴 적, MBC에서 김제동 선배님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내용은 전국에 있는 대학교를 찾아가 끼 많은 대학생을 소개하고,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날은 서울예대 편이었는데, 연극과 학생이 출연을 했다. 그 학생은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와 '마임'을 연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시골출신의 학생이라 드라마 외에 연기를 접해본 적이 전무했는데, 그 학생의 연기를 굉장히 관심 있게 보았다. 이후에 영화 '올드보이'를 직접 찾아서 보기도 했을 정도다(웃음) 그리고 그때부터 연기가 하고 싶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부모님께 못 하겠더라. 또 연기는 누가 가르쳐주는지, 어디에서 배우는지 조차 몰랐다. 그렇게 누나들이 다니던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대강대강 공부를 해서 수능도 봤다. 무역학과, 경제학과, 철학과 등 관심 없는 학과에 원서를 냈는데 다 떨어졌다(웃음) 다행히 대학교 추가 모집이라는 정보를 알게 되어서 여러 학교에 지원을 했고, 곳곳에서 합격통보가 왔다. 그 중에 서원대학교 연극영화과가 제일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입학을 했다. 추가모집이라 다행히 실기도 없었고, 면접도 없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허락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집안의 반대는 없었다(웃음)
학교에서 처음 연극을 해보고, 연기를 해봤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배우가 하고 싶어진 거 같다. 서론에 비해 결론이 별거 없어서 민망하다(웃음)
MQ) 배우 조민상이 출연했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연극 '꼬메디아 상상병환자'가 기억에 남는다. 약 2년동안 했던 작품이었는데 가장 길게 하기도 했고, 실수도 가장 많이 했던 작품이 아닐까 싶다(웃음)
나는 '끄레앙뜨'라는 배역을 맡았는데, 집안의 결혼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기 위해 그 여인의 집에 음악선생으로 분장해 잠입하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우쿨렐레와 기타를 연주해야 했다. 한번은 우쿨렐레를 격정적인 움직임을 펼친 후에 멋있게 연주해야 했는데, 격정적인 움직임에 조율이 풀려버려서 엉망이 된 기억이 있다. 또 양말에 있는 악보를 멋있게 꺼내는 장면이 있었는데, 격정적인 움직임에 악보가 양말에서 빠져서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그래서 악기 연주에 대한 부담이 있다.
이번 '장문로41가길'에도 기타 연주가 있어서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웃음)
MQ) 배우 조민상이 소개하는 연극 '장문로41가길'은 어떤 작품인가?
옆집에 살고 있는 백수들의 이야기랄까. 그만큼 일상의 이야기이다. 세 명의 각기 다른 분야의 예술인들이 술을 마시며 털어놓는 푸념, 고충, 충고, 또 충고 때문에 상처받아 벌어지는 말다툼, 화해..?!(웃음)
MQ) 연극 '장문로41가길'에서 맡은 배역 '상민'과 배우 조민상의 닮은 점과 차이점은?
고집스러운 점이 비슷한 것 같다. 극중 '상민'은 자신만의 미술을 고집하면서, 자신의 길과 다른 예술들은 배척하는 역할이다. 물론 '상민'이라는 역할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고집스러운 점이 나와 닮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다른 예술을 배척하지는 않는다(웃음)
다른 점은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어필한다는 거다. 나는 그런 편은 아니다(웃음) 웃어 넘기고 스트레스가 왔을 때 속으로 삭히는 편이다.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어필하는 모습들은 본 작품의 윤지홍 연출의 평소 모습을 모사했다(웃음)
MQ) 배우 조민상은 연극의 매력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도전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것 같다. 매 작품마다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 있고, 발견하는 것이 즐겁다. 내가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다른 사람의 표현 방식을 연구하는 것도 재미있다. 아마 평생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MQ)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사무직은 못할 것 같다(웃음) 가만히 앉아서 하는 일을 잘못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일은 조립하고, 몸으로 때우는 일들을 좋아한다. 목수나 건축, 건설 분야, 자동차 정비 같은 일? 군대에서 장갑차 조종도 했다(웃음)
또 좋아하는 것은 커피이다. 스트레스 해소할 때 주로 혼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편이다. 술을 잘 못하는 체질에 운동신경도 별로 없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혼자 조용하게 보내는 고양이 같은 편이다(웃음) 그래서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성격에 잘 맞지 않을까 싶다. 숫자가 약해서 매출은 잘 안 나올 것 같지만..(웃음)
MQ) 배우로서 삶, 어려운 점이 있다면?
연기가 너무 어렵다. 매 순간 잘 한다면 제일 좋겠지만, 연기가 잘 안 될때 자괴감도 많이 든다. 내가 기계처럼 대사만 읊고 있구나,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고 있구나 싶을 때면 생각이 많아 진다.
한 순간도 가짜이고 싶지 않은데, 무대에서 거짓말쟁이처럼 대사만 읊고 있을 때면 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MQ) 반대로 좋은 점은?
무대 위에서 편할 때가 있다. 사전에 연습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갑자기 생각지도 않은 이상한 짓거리가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걸 할 때 어떤 희열을 느낀다. 연출도 좋다고 신호를 보낸다. 그런 날은 기분이 좋아. 아.. 오늘도 한 건 했구나..
그런데 또 그걸 다음 날에 하면 불편할 때가 있다.. 참 어렵다.
MQ) 배우로서 조민상만의 매력포인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민상'이라는 단편영화를 찍을 때, 감독이 나에게 '아무 생각 안 해도 무슨 생각을 하는 것 같은 얼굴'이라고 얘기 하더라(웃음)
MQ) 어떤 사람이자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삶에서도, 무대에서도, 어떤 순간도 진짜가 아닌 순간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M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
상업연극이나 유명 극단의 연극이 아닌, 신생극단의 연극은 항상 관객이 부족하다.
물론 '창작예술집단 보광극장'과 많은 신생극단들이 해결해 나아갈 문제일 것이다.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이 고민하겠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앞으로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다.
신생극단에게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
글/사진 _ 엠큐데이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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