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청춘을 위로하다.
“위인전 속 박제된 장군이 아닌, 뼈아픈 실패 앞에서도 기어코 다시 일어섰던 청년 이순신의 불굴불요(不屈不撓)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가슴에 따뜻한 용기 하나씩 쥐여주고 싶다”
수많은 연극과 뮤지컬이 피고 지는 대학로. 그 치열한 예술의 거리에서 무려 20년째 묵묵히 관객과 무대를 잇는 작업자가 있다. 거창한 수식어를 내세우기보다, 눅눅한 연습실에서 배우들과 숨결을 섞으며 사람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기를 꿈꾸는 사람. 바로 창작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의 작가이자 연출을 맡은 이창호이다.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은 우리가 흔히 아는 성웅 이순신의 영웅담이 아니다. 대신 스물여덟 살의 나이로 무과에 낙방하고 주변의 조롱을 견뎌야 했던 ‘인간 이순신’의 처절한 고뇌와 두려움에 돋보기를 댄다. 연출가 이창호는 끝없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던 청년 이순신의 서사를 통해, 매일 삶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이 시대의 직장인들과 부모님, 그리고 미래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뜨거운 위로와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연출가 이창호의 무대를 향한 진정성과 경건한 태도는 그의 깊은 예술적 뿌리에서 기인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연극 연출가 故강유정 선생의 맥을 이어 올해로 창단 60주년을 맞이한 명문 극단 ‘여인극장’. 그리고 그 곁에서 평생을 무대 위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어머니이자 엄격한 스승인 김경애 대표는 그가 연극의 본질을 파고드는 길을 걷게 한 가장 큰 자양분이 되었다. “연극은 오직 사회를 맑게 하는 시민들의 것이어야 한다”는 극단의 모토를 가슴에 품고,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시대를 관통하는 건강한 정신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유명세에 기대기보다 날것의 감정이 살아 숨 쉬는 진짜 소극장 공연의 가치를 믿는 연출가 이창호. 그는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이 관객들에게 삶이 버겁고 막막할 때 조용히 꺼내볼 수 있는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소원한다.
가정의 달 5월, 가장 낮은 자세로 뜨거운 에너지를 준비했다는 그의 무대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벼랑 끝에서도 굽히지 않았던 이순신의 용기가, 극장을 나서는 우리 모두의 삶을 든든하게 받쳐줄 따뜻한 느낌표가 되어줄 것이다.

MQ) 연출가 이창호를 소개 부탁한다.
대학로에서 20년째 무대와 관객을 잇기 위해 치열하게 공연하는 연출가이자 작가 이창호이다. 거창한 수식어보다는 늘 현장에서 배우들과 호흡하며 관객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작업자로 남고 싶다. 언제나 관객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이야기를 찾아, 묵묵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MQ) 최근 근황은 어떻게 되는가?
4월 30일 개막하는 창작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의 막바지 디테일을 다듬으며 연습실에서 배우들과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불어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뮤지컬 기획과 극단 ‘여인극장’의 창단 60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작품 창작도 병행하며 바쁘지만 감사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MQ)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은 어떤 작품인가?
위인전 속 완벽한 영웅의 모습이 아닌, 끝없는 실패와 두려움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청년 이순신'의 인간적인 고뇌에 집중한 서사극이다. 벼랑 끝에 선 한 인간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담백하고도 밀도 있게 그려 오늘날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자 한다.
MQ)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을 제작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누구나 아는 역사적 위인이기에 자칫 뻔한 교육극으로 비치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관객이 장군을 그저 우러러보는 대신, 무과 낙방과 같은 뼈아픈 실패 앞에서 흔들리는 한 인간의 고뇌에 깊이 공감하고 스스로를 투영할 수 있게 감정선을 조율하는 과정이 치열했다.
MQ) 이미 영화, 방송 등으로 수없이 다뤄진 ‘이순신’이다. 이번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만의 차별화된 시선은 무엇인가?
화려한 승전보 대신, 무과에 낙방하고 조롱받던 가장 처참했던 시절의 이순신을 조명한다. 영웅이 되기 전, 그 역시 우리와 똑같이 흔들리고 불안했던 청춘이었음을 보여주며 현대를 살아가는 관객들과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했다.
MQ)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은 무엇인가?
주변의 반대와 무시 속에서도 용기를 내고, 무과 낙방의 좌절 속에서도 절망을 용기로 바꾸어 나가는 ‘불굴불요(不屈不撓)’의 의지에 가장 많은 땀과 손을 실었다.
불굴불요(不屈不撓) : 어떤 고난 앞에서도 굽히지 않고 휘지 않는 굳건한 의지·정신
MQ) 이번에 공연하는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은 다른 시즌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이 있는가?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 현재 우리 삶의 고뇌를 극에 투영할 수 있도록 인물의 감정선을 훨씬 더 깊고 날카롭게 다듬었다. 특히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성인 관객들도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정통 서사극의 무게감을 더했다.

MQ) 관객들이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는가?
삶이 버겁고 막막할 때, "그 이순신도 저렇게 무너진 밤이 있었지, 그럼에도 일어섰지"라며 조용히 꺼내볼 수 있는 작은 나침반이 되었으면 한다. ‘이순신’의 솔로 넘버 중 이런 가사가 있다.
“이제 이런 아픔 따위야
겨우 죽기밖에 더하겠나
장애물은 넘으라고 있는 것“
극장을 나설 때 각자의 삶을 헤쳐 나갈 따뜻한 용기 하나씩을 가슴에 품고 가시길 바란다.
MQ)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은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은 작품인가?
매일 치열하게 삶의 무게를 견디고 계신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과 직장인분들, 그리고 미래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권한다. 고난을 넘어서는 끈기와 희망, 그리고 의지를 배울 수 있기에 5월 황금연휴를 맞아 부모님과 아이들이 손을 잡고 3대가 함께 보시며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MQ) 어머님이 배우 김경애 선생님이다. 연출가로서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내게 가장 엄격한 스승이자 예술적 뿌리가 되어주신 분이다. 평생을 무대 위에서 치열하게 살아오신 어머니의 등을 보며 예술의 진정성과 경건한 태도를 어릴 때부터 깊이 배웠다. 연극이라는, 묵묵히 본질을 파고드는 이 길을 걷게 된 것은 전적으로 어머니의 삶이 내게 전해 준 가장 크고 귀한 선물이다.
MQ) 이번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을 제작한 극단 여인극장은 어떤 단체인가?
1966년 안톤체홉의 ‘갈매기’를 공연하며 창단되어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한 극단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연극 연출가 故강유정 선생님의 맥을 잇는 유서 깊은 단체이다. “연극은 연극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오직 사회를 맑게 하는 시민들의 것이어야 한다.”라는 극단의 모토 하에,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시대의 아픔과 인간의 본질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묵직한 발자취를 남겨왔고, 김경애 대표님의 지휘 아래 그 건강한 정신을 굳건히 지키며 이어가고 있는 극단이다.
MQ) 앞으로 연출가 이창호가 제작하는 작품은?
관객이 극장을 나설 때 마음속에 따뜻한 느낌표 하나를 품을 수 있는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주제들을 위로와 감동의 서사로 직조해 내어, 시대에 온기를 더해가는 따뜻한 작품들을 만들어가겠다.
MQ) 연출가 이창호가 추천하는 대학로 연극은?
유명세에 기대기보다 눅눅한 연습실에서 치열하게 땀 흘려 만들어진 동료, 선·후배들의 수많은 소극장 공연들을 추천한다. 배우의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날것의 감정을 마주하며, 대학로의 진짜 매력을 발견해 보길 바란다.
MQ) 뮤지컬 ‘이순신 나의 길’을 찾아올 관객분들께 한마디를 남긴다면?
가정의 달 5월, 귀한 시간을 우리 작품에 내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가장 낮은 자세로, 그러나 가장 뜨거운 에너지로 무대를 준비했다. 무거운 짐은 극장에 내려두고, 불굴의 용기를 가득 채워 가길 바란다.

M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
관객 여러분의 따뜻한 호흡이 있어야만 극장과 예술은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60주년이라는 역사에 안주하지 않고, 늘 신인의 마음으로, 관객분들의 귀한 시간과 비용이 헛되지 않도록 진정성 있는 작품으로, 묵묵히 바로 나의 ‘이 길’을 끝까지 언제까지나 걷도록 하겠다.
글 _ 엠큐데이
편집 _ 한이룸
사진제공 _ 극단 여인극장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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