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애플레이리스트’, ‘질척대는 건 질색 이야’의 연출부터 영화 ‘창간호’의 각본, 단편 영화 ‘중성화’, ‘숏버스 이별행’의 감독을 맡으며 충무로의 다재 다능한 능력자로 각광받았다. 김홍기 감독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와 소재를 재치 있게 풀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재기 넘치는 스토리텔링과 입체적인 캐릭터 설정,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하는 연출을 선보이는 김홍기 감독이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에서 자신이 지닌 강점을 톡톡히 보여줄 전망이다.
MQ) 최근 근황은 어떻게 되는가?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을 찾아 뵙고, 인사도 드리고 있다. 그리고, 영화가 개봉한 후에는 평가들을 모두 챙겨보고 있다(웃음) 이런 부분이 좋았다 거나, 이런 부분이 아쉬웠다 같은 의견들을 보면서 “영화가 이렇게 완성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연극의 3요소에는 관객이 꼭 들어간다. 관객의 반응이 연극을 완성시킨다고 하는데, 영화도 그런 부분이 같다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많이 느끼게 되었다.
MQ) 김홍기 감독이 소개하는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어떤 작품인가?
기존 한국 코미디 영화와는 코드가 조금은 다르다고들 하더라.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관객을 이렇게 웃겨야지, 저렇게 웃겨야지 라는 생각보다 조금 더 인물에 포커스를 두었다. 그 인물들이 현실감 넘치는 상황에서 나오는 행동들이 관객들에게 웃픈 반응을 자아 낼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그런 코미디 영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MQ)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창업가’, ‘극단’, ‘신입’, ‘MZ’등 여러 요소와 캐릭터들을 통해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식으로 작품 속 캐릭터를 구축 했는지 궁금하다.
먼저 배우들을 섭외를 한 후, 이 배우들이 가장 잘 놀 수 있는 배경이 무엇일까 생각을 했다. 그 이후에 캐릭터를 구축을 했다. 거기에 배우들의 전작들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MQ)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의 김재화, 조민재 배우와는 벌써 세 작품을 함께했다. 함께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첫번째 작품은 옴니버스 영화 ‘창간호’속의 ‘이혼합시다’이다. 내가 연출한 작품은 아니지만, 원작이 나의 연극이다. 그 연극을 조민재 배우가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영화로 구체화 된 것 같다.
그 이후에 ‘중성화’라는 단편영화 역시 조민재 배우의 아이디어이다. 영화 ‘중성화’는 나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그걸 조민재 배우가 단편영화로 제작하기를 제안했고, 투자까지 해주었다.
그렇게 두 작품을 김재화, 조민재 배우와 함께 했다. 그러다 보니 두 배우와, 두 배우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에게도 애정이 생기더라. 그래서 뭐라고 할까.. 이 두 배우와 마지막으로 장편 영화를 한번 찍어보고 싶었다. 조금 더 많은 분들에게 이 두 분의 케미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MQ) 그렇다면 앞으로도 두 배우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갈 것인지.
물론 모시고 싶은 좋은 배우이다. 그런데, 두 배우가 세 작품에서 똑같이 ‘상민’役과 ‘혜수’役라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제는 그건 안 할 것 같다. 그것이 두 배우 에게 도움이 안될 것 같고, 나에게도 이제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될 때라고 생각이 든다.
누군가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이 ‘상민’役, ‘혜수’役의 삼연작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웃음) 그리고, 그 연대기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의 마지막에 두 배우가 헤어지는 장면을 넣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이기도 하다.
MQ) 작품마다 캐릭터들의 이름이 같더라.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가?
2016년 대학로에서 처음으로 연극을 올렸을 때, 나와 함께 해준 배우들의 이름이 ‘상민’, ‘혜수’, ‘민성’, ‘수빈’이었다. 그 배우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일을 하고 있지 않았을 거다. 그 배우들에 대한 감사함의 의미로 캐릭터들의 이름을 짓고있다.
MQ) ‘축제’를 소재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지역축제’가 떠오르더라.
사실은 일반적인 창작과는 순서가 뒤바뀌었다. 지역축제에 관심이 많고, 이런 것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영화 제작 환경에 맞는 배경을 찾다가 ‘지역축제’라는 것을 선정하게 되었다.
MQ)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을 촬영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나는 하나도 없었다(웃음) 주변 사람들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것이 너무 죄송스럽다.
정말 훌륭한 스태프들이 노력해준 덕분에 너무나 편하고 즐겁게 촬영했던 것 같다. 예전 황정민 배우가 했던 수상 소감은 사실 감독한테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MQ)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은 무엇인가?
‘혜수’役가 관객들을 붙잡고 “지금부터 제 옆모습을 보시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고, 그 장면을 촬영하면서도 많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이 그대로 나와서 감격적이었다.
거기에 김재화 배우의 연기에 감동을 했다. 내가 표현하고자하는 것을 몇십 배 농축된 연기로 보여줬다. 김재화 배우와 작업하길 역시 잘했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웃음)
MQ)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작가 ‘래오’役와 ‘혜수’役의 다툼 장면이었다. 예술을 한다면서 게으르고 무능하다고 화를 내는 장면은 ‘촌철살인’같았다. 이같이 작품 속 나오는 대사와 장면들이 현실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더라.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사와 연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스스로 연기를 하면서 시나리오를 수십 번 고쳐 쓴다. 그렇게 대사를 완성해서 배우에게 주면 또 다른 느낌을 주더라. 그래서 기본적으로 최대한 군더더기를 줄이면서 대사를 쓰려고 한다.
예전에는 긴 대사와 만연체를 좋아했다. 하지만 내 대사 때문에 배우들이 연기를 제대로 못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든 배우가 대사의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다.
MQ) 관객들이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을 어떻게 기억하길 바라는가?
영화가 결국 ‘나’처럼 나오더라.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나를 굉장히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관객이 영화 평으로 “굉장히 못생겼지만 귀여운 영화”라고 하더라(웃음) 그런데 그 말이 내가 평생 듣던 말이다. “넌 못생겼지만 귀여워”라고.. (웃음)
아직 신인감독이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창작자로서 나와 맞닿아 있는 영화가 나왔다는 건 참 행운이고 기쁜 일인 것 같다.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못생겼지만 귀여운 영화’로 기억되길 바란다.
MQ)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은 작품인가?
사실 모든 분들이 다 보셨으면 좋겠지만(웃음) 특히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을 추천 드리는 분은, 현재 본인의 꿈과는 다른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관람한다면 좋을 것 같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지만, 꿈보다 현실을 선택한 분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MQ)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김홍기 감독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인지 궁금하다?
이 작품을 작업하면서 영화를 훨씬 사랑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는 눈도 달라졌다. 나에게는 결과의 증명 이기도 했지만,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과 즐거움이 너무 큰 작품이었다.
이 영화가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독립영화나 상업영화와는 다른 결을 보여준다면 그것은 그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일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한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메시지와 교훈은 재미가 없다”라고. 메시지와 교훈을 잘 풀어서 관객들에게 다가가게 하는 것이 창작자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오직 그것에 초점을 뒀다.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나라는 창작자를 잘 표현한 작품이다. 결국엔 ‘못생겼지만, 귀여운 작품’이다(웃음)
MQ) 어떻게 감독의 길을 걷게 되었는가?
나도 내가 어쩌다가 영화를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웃음) 아까 이야기한데로 ‘중성화’라는 영화를 찍고, 운이 좋게 이번 영화를 하고있다. 나는 그냥 이야기를 표현할 수단을 계속 찾고있었던 것 같다. 나는 내가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를 연극이든 영화든 다른 무언가가 되었든 계속 찾아 나가고 싶다.
MQ) 연극도 다시 연출할 계획은 있는 것인가?
좋은 기획과 제안이 온다면 당연히 하고싶다. 얼마전에 일본에서 영화 ‘기생충’을 연극으로 제작했다는데 평이 좋다고 한다. 그런 식의 시도들은 좋다. 하지만, “이게 왜 연극이어야만 하지?”라는 질문의 해답이 해소가 돼야 될 것 같다. 사실 영화를 연극으로, 연극을 영화로 올리는 시도들은 많이 되어왔다. 그 과정에서 이 플랫폼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에 고민들이 부족한 경우도 봤다. 연극은 이게 연극이어야되는 이유를 분명히 보여줘야만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기획이 있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
MQ)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을 보게 될 분들께 한마디를 남긴다면?
일단 극장에서 일반적으로 하기 쉽지않은 선택을 해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를 드린다.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영화 속에 각 캐릭터들의 시점에서 관람을 한다면 볼 때마다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번 관람해도 재미있다는 말이다(웃음)
M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
백경숙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이 정도 규모의 영화를 처음으로 제작하셨을 거다. 그런 경험을 시켜드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모든 스태프들을 대신해서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을 제작해 주신 백경숙 대표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글 _ 엠큐데이
사진제공 _ 스콘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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