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와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대한민국CEO연구소'의 박세진 실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한민국CEO연구소'는 기업회장이나 유명인을 연구하는 곳이 아닌 누구나의 삶에 CEO인 '나'를 연구하며 기록하는 곳이다.
MQ) '대한민국CEO연구소'의 실장 박세진을 소개 부탁한다.
가족과 내 삶을 사랑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가장이다. '대한민국CEO연구소'는 자서전과 기업 역사서를 만드는 회사인데, 나의 주요 역할은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 고객과 회사간의 의견을 조율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일이다.
MQ) '대한민국CEO연구소'는 어떤 회사인가?
'대한민국CEO연구소'는 자서전과 기업의 역사 집필과 디자인, 출판의 전 과정을 책임지는 통합 역사 콘텐츠 전문기업이다.
역사 콘텐츠라고 하면 뭔가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대한민국CEO연구소'는 무겁고 거창한 역사적 기록만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기록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러 해 위기를 버티고 환갑을 맞은 대기업일 수도 있고, 이제 막 시장에 들어선 젊은 스타트업일 수도 있다. 또 '대한민국CEO연구소'에서는 정치인, 사업가, 연예인 등의 유명인들보다 우리 거실에 있는 아버지, 어머니가 더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MQ) '대한민국CEO연구소'만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대한민국CEO연구소'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이자 '대한민국CEO연구소'의 최대 동력은 완벽하게 수평적인 조직문화이다. 처음 팀이 만들어졌을 때, 우리의 첫 과제는 개개인의 작업효율성과 창의력을 극대화시키면서도 팀 전체가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었다. 집필경력 30년 작가에 디자이너, 교수, 기자, 박사연구원 등 각자의 영역에 잔뼈가 굵은 팀원들이 함께 일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고민이었다. 그리고 건방지게도 우리의 솔루션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어떤 조직문화의 틀도 따라가지 말자는 것이었다.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는 그런 문화대로 또 자유로운 조직문화는 또 그런대로 우리 머릿속에 유형화돼 있으니, 그 모든 틀을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것, 우리에게 가장 맞는 조직문화를 찾고자 했다. 그 결과, 무책임하도록 수평적인 관계와 '대한민국CEO연구소'만의 자유로운 토론문화가 탄생했고 이는 실장의 살인적인 소통 트래픽과 함께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웃음)
MQ) '자서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달라.
많은 이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글을 남긴다.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지만, 여러 번 곱씹고 내놓은 글이 아니다 보니 휘발성 토로에 그치는 경우도 흔하다. 꼭 자서전이 아니어도 스스로에 대해 글을 써보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앞으로 '나아가기'위해 '뒤 돌아보기'를 한다. 하지만 지난 삶을 돌아보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서전은 특별한 사람이 한 인생을 마감하는 시점에 자신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지난 삶을 지도처럼 펼쳐놓고 그 길을 되짚어 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즉 '낡고 지난 일들의 나열'이 아니라, '새로운 내일을 위한 정렬'이며 아직 남은 소중한 시간과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담백한 기록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렇기에 자서전의 가장 중요한 독자는 결국 자기 자신이다.
또 하나, 자서전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는 "내가 그렇게 대단할 것도 없는 사람인데 무슨 자서전까지.." 라는 이야기다. 물론 큰 성공이나 업적을 이룬 유명인이나 대기업의 회장이라면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끌만한 이야기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히려 유명인들의 책은 주목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도 있다. 누구나 자기 삶의 CEO는 자기 자신이다. 조금 과장되면 어떻고, 부족하면 어떤가. 한번뿐인 내 삶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 안에 자유롭게 풀어보는 일은 그 일 자체로도 아주 즐거운 일이며, 그 결과물 역시 매우 매력적인 일이다.
MQ)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가?
유학생활과 대학생활을 마치고 난 후, 다니던 대학원을 중퇴하고 가까운 친구와 IT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4년 여 후에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는데, 당시 3D프린팅이나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현명에 관련된 키워드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IT분야에서 일하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늘 가장 즐겁게, 오래도록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있었다.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란 결국 변하지 않는 수요를 찾는 것인데, 내게는 그 해답이 '글', 더 구체적으로는 '자서전'이었다.
알파고가 사람을 이긴 그 해에 책 장사로 백 년을 내다봤다는 게 모순적이기도 하지만 내가 '대한민국CEO연구소'에서 본 미래는 책이 아니라 이야기에 있다. 기계가 사람보다 뛰어나고 대화도 기계와 더 많이 나누는 시대가 됐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은 약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나 자신'과 '나의 이야기'가 과거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해졌다. '나'를 알리고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MQ)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이 있었던 순간은?
한 중소기업의 역사와 관련하여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던 때였다. 설립 당시 가난한 사람들을 함께 돕던 한 어르신을 인터뷰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본사가 아니라 몇 시간 떨어진 어르신의 자택에서 진행해야 했고 해당 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분도 아니기에, 실리지도 않을 인터뷰에 헛고생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찾아간 그 분의 자택 초입에는 벌써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어르신이 나와 서 계셨는데, 집안이 누추해서 밖에서 해도 되겠냐며 방석 두 개와 수정과까지 미리 준비된 노란 평상을 가르치셨다.
인터뷰가 시작되고 연신 찍어대는 카메라에 마이크까지 설치하니 아흔이 훌쩍 넘은 어르신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해서 촬영을 중단하고 최소한의 '무기'만 가지고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는데, 꼬깃꼬깃한 종이 다섯 장에 앞뒤로 빽빽하게 적힌 메모를 천천히 체크해가며 들려주시는 그 분의 이야기는 초반부터 완전히 나를 무장해제 시켜버렸다. 함께 갔던 어린 작가가 여행용 휴지 한 통을 다 쓰고 해가 산언덕 넘어갈 때쯤 이야기가 끝났는데, 녹음기를 끄자 갑자기 긴장이 풀리신 듯 몇 분 동안이나 아이처럼 흐느끼시는 어르신 앞에서 모두가 먹먹해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떠나는 우리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내가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MQ) '이' 일에 매력은 무엇인가?
좀 가벼운 이야기로 넘어가보자면, 개인적으로 이 일의 가장 큰 매력은 시간의 활용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가도 일반 직장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장기휴가가 있기도 하고, 노동시간도 비교적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나는 '이' 일을 좋아하고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열정도 있지만, 가족과 노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고 가끔 밤새 영화 보는 것도 꼭 필요한 사람이다. 시간을 저축하고 아낀 만큼 몰아 쓸 수도 있는 자유로움이 나에게는 정말 큰 매력이다.
MQ)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는가?
게임, 독서, 음악 등 평범한 취미생활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직업의 특성 상 남는 시간에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술이 빠질 수는 없다(웃음)
MQ) 앞으로 박세진실장의 계획이 궁금하다.
지금껏 한정된 시간과 인력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프로젝트들을 해내기 위해, 꾸준히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좁게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고, 넓게는 '글'을 쓰는 것의 의미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기업이 되고자 하는 것이 나와 '대한민국CEO연구소'의 현재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개인 집필을 미뤄왔는데 짬짬이 '내 이야기'를 담는 것도 중요한 목표이다.
MQ) 박세진 실장의 꿈은 무엇인가?
지금 건강한 몸으로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고 있다. 조금 추상적이지만, 되도록 오랜 시간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꿈을 향해 가는 일, 그래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이 꿈이다.
M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록에 없는 이야기도 있지만, 가치 없는 이야기는 없다. 누구나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그 모든 이야기들은 그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에 큰 선물이자 유산이 된다. 그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도움이 되기 위해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과거를 끊임없이 돌아보며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가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좋은 인터뷰 기회를 준 엠큐데이 팀에 감사한다. 십 년, 이십 년 후에 엠큐데이의 역사를 내가 정리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하겠다.
글/사진 _ 엠큐데이
mq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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