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연극 [처음이자 마지막]의 연출가' 이형우를 만나다..

MAGAZINE/[MQ] INTERVIEW

by 엠큐데이 2025. 7. 11. 09:40

본문


▲MQDAY INSTAGRAM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연출가 이형우. 그가 연출한 연극 처음이자 마지막2025년 청년예술지원사업 선장작으로, 인간내면의 갈등과 구원,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연극 처음이자 마지막은 거짓을 선택한 검사와 진실을 쫓는 형과의 대립, 그리고 사랑받고 싶었던 한 인물의 비극을 통해 인간이 겪는 고통과 용서 등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연출가 이형우는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인물 내면을 세밀하게 파고드는 연출로 관객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연출가 이형우는 연극이란 단순한 공연이 아닌, 관객과 배우 모두가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서로에게 위로와 질문을 던지는 장이라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장르와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 한다.

 

연극 처음이자 마지막을 통해 보여준 연출가 이형우의 진정성과 열정은, 공연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깊은 영감과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반응형

MQ) 연출가 이형우를 소개해달라.

무대 위에예쁘다’, ‘멋지다고 느낀 장면들을 실현해보고 싶어서 연출을 잡은 것 같다. ‘연출가라는 호칭이 아직 낯설고 간지럽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그 이름에 조금씩 걸맞아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본질적으로는무대에 아름다움을 올리고 싶은 사람이다.

 

 

MQ) 최근 근황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3년 전, 정재호 연출님 덕분에 연극을 처음 시작했을 때도 엠큐데이 인터뷰를 했었다. 그때는 모든 게 흥미롭고 낯설고 조심스러웠던 시기였는데, 어느덧 대학도 졸업했고 지금은 한성대 근처에서하이웨이브라는 이름으로 연습실도 운영하고 있다. 여전히 조연출도 하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이것저것 하고 있다. 그래도 가끔, 예전보다 조금은 연극쟁이같아졌다고 느낀다(웃음)

 

 

MQ) 연극처음이자 마지막은 어떤 작품인가?

연극을 오래 하진 않았지만, 대학로에서 내가 예쁘고 멋지다고 생각한 사람들과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저 사람들과 무대를 만든다면 무조건 멋질 거다그런 확신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그 확신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마음과 시간, 돈을 참 많이 쏟아 부었다. 결과적으로는, 사랑과 집착과 노동의 총합 같은 작품이다.

 

 

MQ) 연극처음이자 마지막을 연출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고전 희곡들을 살펴보다가 이 작품을 만났는데, 단순하고 직진적인 이야기 구조가 강하게 다가왔다. 빈틈도 많고, 거칠게 느껴지는 대목도 있지만, 그 여백이 가진 미감이 좋았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여전히 유효한 감각을 품고 있다고 느꼈다.

 

 

MQ) 연극처음이자 마지막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은 무엇인가?

언어보다 먼저 도착하는 감정, 몸이 먼저 반응하는 진심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작업의 핵심은움직임이었다. 연구 과정 중에 컨템포러리 댄서 레아, 퍼포머 김관지 님을 만나게 됐고, 함께 감정과 신체의 접점을 끈질기게 탐구하고, 치열하게 부딪히고 나눈 끝에 지금의 움직임이 만들어졌다. 말 그대로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라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것같달까? 이 자리를 빌려 두 분께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작업이 끝나고 나선 그냥 고마운 동료를 넘어, 오래 가고 싶은 친구가 되었다.

 

 

MQ) 연극처음이자 마지막을 연출하며 어려웠던 점은?

 

딱 하나만 고르기가 어렵다. 전반적으로 쉽지 않았고, 특히 이번 작업에선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자주 마주했다. 누군가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도, 끝내 내가 결정하는 것도 다 외로운 일이더라. 다만 이 과정 덕분에 다른 연출들이 왜 그렇게 고집스럽고 단호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제는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그때 내가 참 철없었다는 생각도 들더라. 갑자기 뒤늦게나마 죄송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MQ) 연극처음이자 마지막은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인가?

내면에 폭풍 같은 것이 있는 분들, 감정이라는 것이 꼭 말로 설명되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과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언어보다 정서로 전해지는 순간이 더 많은 작업이길 기대하는 마음이 있다.

 

 

MQ) 연출가 이형우에게 연극처음이자 마지막은 어떤 의미의 작품인가?

인생에 진하게 눌러 찍힌 도장 같은 작품이다. 이 작업을 하며 인간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한 걸음 나아가야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작품 제목 때문인지이걸 마지막으로 하겠다는 거냐는 질문인지 농담인지 모를 말을 자주 들었는데, 정작 나도 잘 모르겠다. 정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처음이자그 다음이자그 다음다음이 될지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건, 무대를 위해 진심을 다해한 번은 살아낸 것 같다. 처음이라면, 다음은 두 번 째겠지..

 

 

MQ) 배우로도 활동 하고 있다. 연기를 할 때와 연출을 할 때의 매력이 다를 것 같다.

배우로서의 활동이라고 하기엔 정말 민망하다. 무대에서 맡아본 건 주로움직이는 나무같은 역할이었고, 대사가 있는 배역은 손에 꼽는다. 그래서 솔직히 지금의 배우 이형우를 연출가 이형우는 섭외하지 않을 거다. 내가 꽤 냉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무대에 머물렀던 건, 무대 언저리에서라도 연극을 계속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나무였지만, 그 안에서 본 풍경들이 나한테는 충분히 컸고, 그걸 언젠가 내 식으로 펼쳐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그렇게 조연출을 하고, 기획을 하고, 포스터도 만들고, 음향과 영상도 조금씩 손대다 보니 어느새연극을 한다는 말이 제일 나를 잘 설명하게 되더라. 특정한 직함보다, 다양한 위치에서 계속 연극을 붙들고 있다는 사실이 나한테는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MQ) 배우로서 활동 계획은?

배우로서 활동 계획을 말할 만큼의 뭐가 사실 없다. 지금까지는 주로 배경처럼 존재하는 역할을 해왔고, 대사 한 줄에도 크게 떨렸던 기억이 남아 있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으로 말하는 경험은 연출가로서도 굉장히 중요한 공부였다.

기회가 온다면 마다하지 않고 싶고, 언젠가 나 스스로를배우로서섭외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물론 그건 오랜 시간이 걸릴 테지만..

당장은 배우로서보다, 연기라는 언어를 이해하고 익히는 훈련 과정 자체가 나에겐 소중하다. 언젠가, 몸과 말로도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배우든 연출이든, 결국은무대에 진실한 사람이 되는 거니까.

 

 

MQ) 연출가로서 앞으로 만들 작품이 궁금하다.

재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조금 더 웃기거나, 더 울리거나, 감정적으로 뚫고 들어오는 작업. 지금은 퍼포머 김관지 님과 함께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고, 방향은 아직 유동적이지만 서로에게서 자극을 많이 받는 중이다. 서로 마음이 맞는다는 건 참 드문 일인데, 다행히 그런 사람이 있어서 계속 손이 간다. 확실한 건, 이번보다 더 솔직하고 더 밀도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점이다.

 

 

MQ) 연극처음이자 마지막을 찾아올 관객 분들께 한마디를 남긴다면?

이렇게 바쁜 세상에 극장까지 걸음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언제 생각해도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다. 시간을 낸다는 건 마음을 내는 일이기도 하니까.

이토록 큰 감사를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이미 큰 복이다. 오시는 길이 어떠했던, 돌아가실 때는 마음에 무언가 하나쯤 가져 가시길.. 그 바람으로 기다리고 있겠다.

 

 

MQ) 연출가 이형우가 추천하는 대학로 연극은?

대학로 연극이 정확히 무엇인지 정의하긴 어렵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떠올려보면 전윤환 연출님의 연극 유원은 정말 아팠습니다.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 하땅세의 작업도 늘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이번에 래리역을 맡은 조철훈 배우가 소속된 하띠하띠 아트만의 작업은 생명력이 살아 있어서 좋아한다. 연극을 처음 가르쳐주신 정재호 연출님의 작품들도 참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연극 변신은 굵고도 우아한 질감의 작품으로, 내게는 가장 인상 깊었다.

송훈상 연출님의 작업은 오래된 내공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연결이 인상적이었고, 전에 함께했던 찬컴퍼니의 작품들은날것의 독특한 개성이 살아 있다. 명작옥수수밭의 굿모닝 홍콩도 유쾌하게 봤다. 이렇게 떠오르는 작품이 많은 걸 보면, 정말 많이도 봤구나 싶다.

 

 

MQ) 연출가, 배우 이형우를 응원하고 있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예술가는 팬이 있어야 예술을 지속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느 순간, 세상이 한 사람의 예술을가능하다고 인정해주는 임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그 지점에 이르지 못했고, 그래서 다른 많은 동료들처럼 내 자신을 갈아 넣는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지금 내게 팬이 있다면.. 아마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분이 아닐까? 그 정도의 선견지명이 없다면 이 지점의 나를 응원하긴 꽤 어려울지도 모른다.

떠오르는 얼굴이라면 부모님, 친구들, 흔쾌히 도와주신 레아, 김관지, 최재훈 일러스트레이터님과 유희지 분장 디자이너님, 그리고 서울문화재단.. 너무나 감사드린다. 그분들 덕에 어떻게든 작품을 올렸다.

언젠가 누군가 내 작업을 진심으로 좋아해준다면.. 그 사랑이 평생 부끄럽지 않도록 하겠다.

 

 

M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달라.

힘들었고, 재미있었고, 미안했고, 고맙다.



글 _ 엠큐데이

사진제공 _ 더파더라

mqday@naver.com

ⓒ엠큐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